우주의 산으로 떠난 전창욱
나에 산길에서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산사나이 전창욱~ 내게 말한마디 없이 갑작이 우주의 산을 향했구나~ 눈물이난다~~ 원없이 훨~훨~ 아름다운 우주여행이 되길바란다
다시는 만날 수 없는 너를 이젠 이렇게 사진으로만 봐야 한다니~~~
어느해 너와 나는 이렇게 산에 올라 성탄일을 맞이했지 생각지도 않은 눈꽃에 취한 너에모습이 몇해가 흘렀어도 어저께일 같구나 ~ 그날 밤 산정에서 부산에서 왔다는 산꾼과 술자리를 하면서 반짝거리는 네 술잔 2개를 그들에게 선물을 했지~
이튼날 먼동이 트는 그 모습을 넌 하염없이 바라만 보았지 넌 무슨생각을 했을까? 이제사 이렇게 물어본다 창욱아~ 대답좀 해 보렴~~
3년전 일인가 보구나 그해겨울 강원도엔 한파주의 발령을 마다않고 너와난 1,400고지를 향했지 무릎까지 쌓인 눈길로 4km를 올라 박을 설치하고 혹한을 견딘것도 너에 힘이었는데~~
산에 올라 강풍을 피하자며 텅빈 숲에 박을 설치 할때 그 혹한에 장갑도 끼지않고 박을 설치하는 네 모습이 이렇게 생생하구나
바로 일년전이구나 넌 선자령에 먼저 올라 박을 설치해 놓고 1km가량 내려와 내 박배낭을 빼앗아 짊어지고 올라갔지 아직은 너에게 그 정도까지 신세를 지을 정도는 아니었는데~~ 그래도 그런 네 모습을 난 어찌 잊을 수 가 있겠니 또한 그렇게 고마울 수가~~
대둔산 새해 일출맞이 비박이었지 너에텐트는 창남이와 둘이사용하고 내 텐트는 바람막이 바위벽에 설치하고 우린 소주잔 기울이며 도란도란 한해를 이야기했지~~ 다시는 너와 망년산행도 신년산행도 할 수가 없게 되다니 ~~
이게 너와 마지막 비박산길이 되었구나 지난 1월 13일 인제군 방태산 산길~ 적설량이 많다고 신이난 네 모습이 선하다~~
방태산 정상(해발 1,444m) 주변에 박자리를 잡고 콮헬 뚜껑으로 눈을 파내며 그렇게 좋아했던 너~~
일몰을 감상하고 우리 둘이는 네가 좋아하는 삼겹살과 어묵 안주로 너는 한병 나는 반병 마시며 또 한편의 추억을 만들었는데 ~~
아침에 눈을 뜨니 구름이 몰려와 앙상했던 나무가지에 상고대가 형성되는 그 모습이 너도 역역히 기억 나겠지?
이 때도 10여년이 흘렀구나 1975년 내가 대둔산 산길을 만들때 잠시 개방 했다가 바로 등산로를 폐쇄해 현재까지 비 공개로 보호하고있는 대둔산 군지계곡 구은폭포 발원지 맑은 샘이있는 허덩장군절터에서의 비박지 말이다 이젠 가끔 궁굼할때 혼자서 가보곤 한단다
대둔산 칠성봉에 억새풀이 우거져 좋다며 늘 네가 즐겨 찾던 그곳 8월에 찾아가 하룻밤 묵으며 너를 기리려 한다
네가 가장 아끼며 즐겨찾은 대둔산 칠성봉 이제는 누가 이곳을 찾아줄까?
5년여 흐른거 같다 박자리를 정했는데 멧돼지가 새끼 세마리를 데리고 우리 주변을 으슬렁대던 때 말야~
계방산에서 밤새도록 강풍에 시달려 한잠도 못잤던 ~~
1,500고지에 올라 성탄일을 보내는등 겨울이면 너와 함께 종종 올랐던 백두대간 의 어느봉~
2일간의 메뉴도 잘 꾸리고 요리솜씨도 일품이구 어디하나 버릴게 없는 너였는데~~~
수년 전에 올랐던 곳~ 지난여름에 올라가보니 저 자리에 구상나무들로 식재 되었더라 비박지로 아늑한 곳 이었는데~~
너를 친 동생처럼 그렇게 아껴주고 좋아했던 하순씨도 네가 떠난날 서러움에 잠겨 말문이 막혔더라
2011년 8월 어느날 이날밤 나는 만취되어 텐트밖에 나가 끝없는 서러움으로 밤이 깊도록 목놓아 외쳐댔었지~
창욱아 백세 세대에 넌 절반만 살고 이렇게 떠나다니 ~ 어이가 없구나
저 넓은 우주에서 못다한 너에 꿈 모두 이루기를 바란다 명복을 빈다
지리산 영신봉에선 전창욱 ~~